시님과 새장사
- 작가명
-
채만식
/ 대한민국
- 창작년도
- 1931년
- 작품구성
- 단막, 촌극
- 작품보기
- PDF 뷰어
줄거리
법당 앞에서 쉬고 있는 새장사에게 노승이 다가와 앞에 놓인 도구가 뭔지 물어본다. 새장사는 새를 잡는 도구 대답하곤 새를 잡는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준다. 노승이 새를 잡아 무엇 하냐고 새장사에게 묻자 새장사는 자신은 새를 팔아 돈을 벌고 사람들은 먹기 위해 새를 산다고 한다. 조롱 속에 갇힌 참새를 불쌍히 여긴 노승은 새를 모조리 사들인다. 새장사는 한 마리 삼 전짜리 새를 오 전으로 속여서 판다. 노승은 자신이 사들인 새를 모두 놓아주라 이르고는 법당 뒤로 들어간다. 10여분 뒤 법당 앞으로 나온 노승은 새장사가 여전이 새를 잡는 것을 보고 노여워한다. 새장사는 미안해하기는커녕 신수가 사납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할 말을 잃은 노승은 우두커니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한다.
작품해설
채만식의 희곡세계는 형식변화를 중심으로 크게 세 시기로 나뉜다. 최초의 작품 <가죽버선> 이후 1931년경까지는 단막극을 집중적으로 발표한 전기, <시님과 새장사>에서 1934년 무렵에 활동을 중단하기까지는 촌극 중심의 중기, 1936년 <심봉사>로 창작활동을 재개한 후엔 장막극이 주를 이루어 후기로 분류된다.
<시님과 새장사>는 채만식 희곡세계 중 촌극 시기의 포문을 연 작품이다. 촌극은 길이가 극히 짧은 하나의 에피소드만으로 이루어진 극을 말한다. 이 당시 촌극은 현실개조와 풍자, 계몽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님과 새장사>는 상반되는 두 인물인 스님(노승)과 새장사(룸펜)을 통해 구세대와 신세대, 탈속적 인간과 세속적 인간을 대조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새장사는 신지식을 배웠으나 세상을 바꿀 힘도, 의지도 없는 룸펜이다. 그에게서 지식인 특유의 고뇌나 당당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오히려 당대 지식인의 세속적이고 파렴치한 인간상을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구세대로 설정된 노승 역시 확실한 근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현실의 문제 앞에서 ‘우둑허니 서서 보기만’ 하는 나약한 인간이다. 이러한 대조적 인물을 통해 작가는 결국 당대의 문제 앞에서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는 지식인과 그저 방관하는 종교인 모두를 은유적으로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