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협주곡‘만파식적’(萬波息笛)(Concerto ‘Manpa Sikjeok’ for Daegeum and Korean Traditional Orchestra(2020)은 모두 3악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제1악장은 ‘만파식적’
제2악장은 쌍가락(Melos paris)
제3악장은 ‘기원춤’(Dans Litania) 가야금 명인, 작곡가 황병기 교수를 추모함(In Memoriam Prof. em. HWANG Byungki* Gayageum Maestro & Composer)
제1악장 ‘만파식적’
대금 협주곡 만파식적은 삼국유사(일연(一然)지음) 권2, 기이2 만파식적(萬波息笛)조에 신문왕이 동해 바닷가에 갔다가 용을 만나 만파식적을 얻었다(만파식적:거센 물결을 잠재우는 피리=저대(대금))
이 대금을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병이 낫고, 가물에는 비가 오고, 장마가 개고, 바람이 자고, 파도가 잦아졌다. 만파식적은 국보라 하였다. 천하가 화평(天下和平) 할 것이다.
신라의 화랑도들은 심신 수양은 물론 음악 수양도 함께 쌓았다. 젊은 화랑도가 장엄하고 패기 넘치는 대금을 불었다는 것을 상상하면서 ‘만파식적’의 대금 독주를 가장 화려하고 고도의 대금주법을 구사할 수 있도록 염려에 두고 작곡하였다.
제2악장 ‘쌍가락’(Melos paris)
삼국유사 만파식적 중 왕이 배를 타고 산에 들어가 용에게 “이 산과 대나무가 혹은 갈라지기도 하고 혹은 합해지기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라고 묻자 용이 “이것은 비유하자면 한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지 않고 두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는 것과 같으니, 성왕께서 소리로써 천하를 다스릴 좋은 징조입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이 조항에 착상하여 널리 알려져있는 ‘청성자진한잎(태평가)을 제1주제(1,Dux), 평조회상 상영산을 제2주제(2.Dux)로하여 2중푸가(Fuga)로 작곡하였다. 우리나라의 전통기악곡은 대위법적인 구조가 두드러진다. 이런 것으로 2중푸가를 작곡하는 것도 한국음악의 현대적 작법의 하나라고 생각하여 최초로 작곡하여 보았다. 대금의 명인과 피리의 명인이 각자의 소리를 절묘하게 엮어나가는 푸가적 진행은 두 명인이 서로 화합하고 상생하는 순간이다. 이 악장에서는 특히 워낭, 정주, 편종 등의 타악기를 사용, 동이나 놋쇠 등의 소리를 내게하여 전원풍경의 분위기를 실감 나게 하였다.
제3악장 ‘기원춤’(Dans Litania)은 원본에는 ‘In Memoriam Prof. HWANG Byungki, Gayageum Myeon*In & Composer’(가야금 명인, 작곡가 황병기 교수를 추모함.)라고 되어있었지만, 공정한 평가를 위해 공모제출시에는 ‘기원춤’ 이라고만 제출하였다. 황병기 명인과는 세 번의 만남이 있었다. 첫 번째는 대학3,4학년 때 한국전통음악을 배우기 위해 한국정악원에 나갈 때, 당시 강사인 정회갑 강사와 같이 처음 만났고, 이때 정회갑 교수는 황병기 명인을 위해 가야금협주곡을 작곡할 때였다. 두 번째는 황병기 명인이 가야금연주를 위해 유럽순회 중 오스트리아 비엔나(Wien)의 오스트리아 음악협회 강당에서 가야금 독주를 할 때 였으며, 세 번째는 ISCM 주최 제52회 국제현대음악제가 1974년에 Niederland Utrecht에서 개최되었을 때였다. 작품 ‘Parodie’가 당선되어 초연 연주될때 한국대표로 참석하여 만났다. 음악적으로 의미 있는 만남이었고 많이 배웠다. 그런 그가 갑자기 세상을 뜨다니 전연 생각지도 않아서 충격이 컸다. ‘기원춤’(Dans Litania)에는 황병기 명인의 ‘하마단’에 나오는 ‘자진모리풍으로’의 장단을 인용하였다. 다 아는 장단이지만 교묘하게 변형하여 그 신남의 효과가 가히 천재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온 국민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화와 화합, 행복 그리고 자유로운 삶을 축원하고, 이 세상을 떠난 이들의 명복을 비는 축원의 춤곡이다. 이 악장에서는 우리들의 귀에 익숙한 전래동요와 민요선율이 4중으로 등장하여 화합을 의미한다. ‘동무 동무 씨동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