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은 깊은 연못을 의미하며,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 또는 뛰어넘을 수 없는 깊은 간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작품은 독일의 소설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깊이에의 강요’를 읽고 느낀 바를 표현한 작품이다. 소설은 주인공인 젊은 예술가가 저명하고 유능한 평론가의 ‘젊고 유능하며 재능은 있으나 깊이가 없다’는 평을 접한 후, 그 비평에 집착하게 되어 점차 심연으로 향해가는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작품에 있어서 작곡가는 주인공의 희망과 절망 사이에 갈등을 나타내는데 중점을 두어 불규칙한 리듬, 강한 울림과 여음, 템포의 변화, 넓고 좁은 음역, 다양한 밀도와 시간구조 등 서로 상반되는 재료들을 나열하였다. 이러한 재료들은 강한 긴장감을 유발하며 서서히 동음 반복 형태로 도달하게 된다. 이후, 심연을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음역은 서서히 벌어지며 극고음과 극저음으로 향해가며 서서히 사라지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줄거리에서 나타난 소설가의 섬세하고 탁월한 심리묘사에 영감을 받았다.
초연정보
초연일
2018. 11. 18
초연장소
모스크바 콘서바토리 라흐마니노프홀
연주
Studio for New Music Ensemble
지휘
이고르 드로노프(Igor Dronov)
행사명
The International Competition for Young Composers "New Classics" Gala Conc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