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차분한 음향은 나에게 영적인 의미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창조주 앞에서의 나의 실존이다. 음향은 다시 화음과 소리의 울림, 공기의 흐름으로 나뉘며 내가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깨닫게 하고 동시에 내가 가진 것, 내 안에 있는 것을 들어서 그 분께 올려드릴 수밖에 없음을 표현한다. 불어 enlever에는 ‘없애다, 빠지다’란 의미도 있지만 ‘들어올리다, 올라가다’의 의미도 있다.
복잡한 대위법이나 음구조, 화음 등을 지양하고 단선율 위주로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한 음씩 짚고 나아가며 템포의 변화는 나의 생각과 위치의 변화, 소리가 도달하는 방향의 변화를 나타낸다. 트릴로 내적 갈등을 표현하면서 줄을 때리는 주법으로 의지와 신앙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하나님께 간구하는 간절한 몸부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