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에 경험한 우리에의 장례의식은 무척이나 나에겐 경이로운 것이었다. 죽음이 있는 곳에는 엄숙하고 가라앉은 슬픔만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우리의 전통 장례식이 치러지는 곳에서는 여지없이 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는 죽음이 ‘생명의 끝남’이 아니라 또 다른 곳을 향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었고,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은 이것을 축복하며 기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사람이 ‘삶’이 죽음으로 끝남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나이도 되었고 또한 [죽음은 사자(死者)의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자(者)의 것]임을 알게도 되었다. 죽음이 관념적인 것만이 아닌 우리와 몸속에 실제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고 또한 매일이 생활은 죽음과 함께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아미타(阿彌陀)’는 이어지는 [삶]에 대한 기원이다
(21세기악회 “현을위한음악”제40회창작곡발표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