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음악

잃어버린 마을

작곡가
김대성
작품연도
2020년
카테고리
양악 - 기악 - 협주 - 합주협주
위촉주체
ARKO한국창작음악제 준비위원회
위촉년도
2020년

작품해설

이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소재로 작곡한 곡이다. 나는 수년 동안 제주 4.3 비극의 현장을 답사하면서 그 현장의 비극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충동을 자주 느꼈다. 특히 제주시“곤을동”의 아름다운 마을풍경과 폐허가 된 집터의 모습은 나에게 슬픔과 분노의 느낌을 갖게 하였고, 그 마을에서 불리웠던“멸치 후리는 소리”는 이 곡의 중요한 음악적 동기로 사용하게 하였다. “멸치 후리는 소리” 외 제주 토속민요 중 “진토굿 파는 소리”에서도 영감을 받았는데 이 ‘진토굿 파는 소리’는 산자가 망자를 위해 부르는 오래된 노래이다. 즉. 이 작품 안에서의 제주민요는 제주 민중들의 순수성 내지 자연의 아름다움을 상징하고, 관현악에서 자주 나타나는 불협화적 음향은 그들의 삶속에서 부딪치는 죽음과 아픔 그리고 탐욕스런 존재들의 “악마성”을 나타낸다. 대금과 가야금은 다양한 표정으로 당시에 겪었던 제주도민들의 고단한 삶을 표현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두 남녀의 대화처럼 서로 수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두 악기는 서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공포에 아파하고 분노하지만, 결국 두 연주자는 서로의 죽음을 노래한다. 즉 “진토굿 파는 소리”를 연주하며 두 연주자는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 속으로 사라진다. 이 작품을 위한 “12음 음계”는 한국적은 울림과 선법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관현악의 울림이 한국적인 울림을 지향했기 때문이다. 타악기 중 양악 타악기 외 “징”과 “정주”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2016년 곤을동에서 직접 들었던 “제주굿”의 소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난 이 소리가 죽은자에게 드리는 산자의 선물로 느껴졌다. 나는 이 곡이 제주 4.3 희생자들을 위한 산자의 작은 선물이 되길 바란다.

초연정보

초연일
2021. 2. 25
초연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박세연(가야금),류근화(대금)
지휘
정치용
행사명
(제12회) ARKO 한국창작음악제
행사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행사주관
ARKO한국창작음악제 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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