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사중주를 위한 '생각'은 울부짖음의 음악이다.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선 슬픔, 고통, 불합리함속에서 호소할 곳조차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울부짖음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나"의 울부짖음으로부터 시작된 곡이 아니다. 2014년 4월 16일, 아이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엄마, 아빠들의 울부짖음을 바라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의 절망감을 담아낸 2차적 울부짖음이다. 그래서 이 곡은 지독하게도 개인적이며, 사적이다. 나는 다만 이 곡이 연주될 때, 잠들어 있는 나의 무뎌진 영혼이 꺠어나길, 그리고 나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모순과 헛된 욕망을 직면케 해 줄 거울이 되어 주길 기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