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배경
가야금 산조 단선율을 기초로 협주곡을 구상하는 과정은 끊임없는 좌절과 포기의 연속이었다.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몰라 며칠을 창작의 고통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선율의 윤곽을 파악하고 산조가야금을 더듬더듬 튕겨보며 연주기법을 차근차근 시도해봤으며, 피아노로 여러 화성진행을 시도해봤다. 고통의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결국 산조는 서양의 파사칼리아와 만나 서로 탐색하고, 익숙해지고, 조화로운 소리로 새롭게 태어났다.
작품해설
강태홍류 가야금산조 협주곡 ‘파사칼리아’는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8호 강태홍류 가야금산조의 선율과 리듬을 바로크시대의 변주곡형식 파사칼리아와 융합하여 전개된다. 원래 파사칼리아는 3박자 8마디 구조의 저음주제를 똑같이 반복하면서 고음부에서는 대위법적인 변주를 전개해 나가는 형식인데 이 곡에서는 기존의 강태홍류 가야금 선율에 반복되는 저음주제와 화성(Cm, AbM7, Fm7, Gm7)을 역으로 첨가하여 대비시키는 방식을 취했다. 진양조 장단의 3박자 6마디 구조와 파사칼리아 3박자 8마디 구조의 악구가 때론 서로 다른 마디에서 악구를 맺기도 하지만 때론 일치하면서 중모리 장단으로 진행된다. 처음 서주부분은 저음주제와 화성을 제시하고, 가야금 선율의 등장과 함께 악구맺음의 어긋난 대립구조를 나타내지만 곡이 진행되면서 서서히 가야금 선율과 저음주제와 화성은 융합되어 하모니를 이루며 정점을 이룬다.
작품해설(영문)
Background of composition
The process of composing a concerto based on the gayageum’s solo monody was an endless battle fraught with frustration and thoughts of failure. I had no idea how to start and was swimming in a pool of creative suffering. I grasped the outline of the melody by playing a solo on the gayageum and tried playing different styles one at a time. In front of a piano, I tried various harmonic sequences. The pain was not fruitless. Finally, the solo was born again with a new harmonic sound after exploring and getting used to the Western passacaglia.
Interpretation of the work
‘Passacaglia’ Concerto for Gayageum and Korean Traditional Orchestra on Gang Tae Hong’s Gayageum Sanjo proceeds the solo melodies and rhythms with the gangtaehong-style gayageum, the 8th intangible cultural asset of Busan Metropolitan City, in harmony with passacaglia, a variation of the Baroque era. Originally, passacaglia repeats the lower-note theme of a 3-beat 8-bar structure while proceeding contrapuntal variations in the upper
note, but in this piece, the gangtaehong-style gayageum melody contrasts the repeating lower theme and other chords (Cm, AbM7, Fm7, Gm7). As a result, the jinyangjo beat, a 3-beat 6-bar structure, and the passacaglia, a 3-beat 8-bar structure combine in different phases at times in a Semarchi rhythm. The first introduction lays out the lower theme and chords and represents the contradicting structure with the gayageum melody, but as the
song proceeds, the two different structures harmonize and converge towards a climax.
감상포인트
강태홍류의 산조선율과 파사칼리아(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저음 주제선율과 화성)의 조화, 대선율, 그리고 인트로에서 등장했던 주제와 산조선율의 연관성 및 주제선율의 변주를 주목해주세요!
(Please take note of the harmony between the gangtaehong-styled solo melody and passacaglia (consistent repeating of low note key melodies and chords), counter lines, and the relevance between the themes in the intro and the solo melody, and variations of the theme melody.)
작품평
· 원일: 국악 악기의 특색을 잘 활용하며 오케스트라의 전체적인 음향을 탁월하게 이끌면서 기교적 완성도가 높습니다.
· 진성수: 기존의 협주곡 반주법에서 벗어나 고전적이면서 세련된 반주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조협주곡 중 가장 신선하고 웅장합니다.
· 김만석: 산조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작품입니다. 또한 전통적 선율 구조를 서양화성과 잘 엮어 내린 다변화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