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당초 “11인의 인성(人聲)을 위한 대사 더듬기”로 작곡되어 임헌정의 지휘로 초연 된 후 1975년 국립합창단 정기연주 (나영수 지휘)를 위해 “열 다섯 사람을 위한 대사 더듬기”로 개작되었다. 열다섯 명의 성악가가 등장하는 이 곡은 지휘자를 포함한 모든 합창단원들이 적절히 배색(配色)하여 평상복을 착용하고 세 명씩 다섯 그룹으로 나뉘어 무대에 서는, ‘행동을 수반한 합창곡 형태의 무대음악’이다. 당시의 사회상에 대한 ‘소시민적 양심의 시니컬한 절규’라는 일종의 현실 비판적 성격으로 인해 초연 시 크게 물의를 일으켜 한동안 연주가 불가능하기도 했다. ‘오늘날 바라보는 소시민들의 뒤틀린 심정’, ‘높은 자리에 앉은 인간 군상들의 추태’,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담긴 ‘예언적 독백’ 등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무의미한 음소(音素-자, 모음들), 입과 손가락을 이용한 다양한 소음(騷音)들을 배경으로 하여 암울한 시구(詩句)가 다양한 방법(리듬만 주어진 낭송, 억양이 주어진 낭송, Sprechstimme, 정상적인 노래 등)으로 불리운다.
(백병동 연주 현장의 기록 (1974~2000) 서울대학교 서양음악연구소 현대 작곡가 시리즈Ⅰ(음반) - 해설: 전상직 (작곡가, 서울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