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음악

관현악을 위한 산수도(山水圖)

작곡가
백병동
작품연도
1983년
카테고리
양악 - 기악 - 합주 - 관현악합주
위촉주체
KBS교향악단
위촉년도
1983년

작품해설

한 작품에 담겨있는 모든 소리는 그 전후관계 즉, 수평적 흐름을 통해 음악적 문맥을 형성해야만 그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음렬 작곡가들을 비롯한 많은 작곡가들이 음렬 또는 개별적인 성부의 수평적 흐름에 의해 파생되는 우발적인 울림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매 순간순간의 독립적 울림에 대한 고려를 소홀히 했고 그로 인해 감성보다 논리가 앞서는 경우가 허다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반해 매 순간의 울림에 집착하면서 공허한 논리보다 작가의 감성을 앞세워 온 그의 최대의 관심사는 지나친 긴장과 극도로 섬세하고 예민한 음색 표현으로 청중들에게 정신적 피로를 강요하던 당시의 전반적 경향을 벗어나 '담백한 맛이 나는 소리'를 빚어내는 것이었다. 이는 곧 '수평적인 소리 생성에 대한 탐구' 즉, '수직적 소리 생성(화음 구성, 악기의 배합 등)에 대한 그의 섬세한 감각을 수평적 흐름에 어떻게 합류시켜 어떤 음악적 의미를 지나게 할 것인가에 관한 탐구'로 이어졌고 이 작품 또한 그 결실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983년 KBS교향악단의 위촉으로 작곡된 이 작품은 그의 작품에 일관되는 '각 악기를 노래시키려는 의도'가 변함없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전작(全作)들에 비하여 음색의 변화나 리듬의 집합과 확산에 의한 대비를 가급적 피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을 취하고 있는 '관현악을 실내악적으로 취급한 대편성 실내악곡'이라 할 수 있다. "동양화에서 느낄 수 있는 정교하고 평면적인 감각에 의존하여 담백한 음색으로 하여금 스며들듯 차분한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하였다"는 작곡자 자신이 언급에서 예감할 수 있듯이 대체적으로 짧은 호흡에 의한 악구가 모여 하나의 긴 흐름을 형성하는 가운데 '현악기에 의한 밀도의 농담(濃淡)', 관악기에 의한 선(線)의 질감(質感)의 변화'를 통해 그린 '한 폭의 산수도(山水圖)'가 들려온다.

(백병동 연주 현장의 기록 (1974~2000) 서울대학교 서양음악연구소 현대 작곡가 시리즈Ⅰ (음반) - 해설: 전상직 (작곡가, 서울대 강사)

작품해설(영문)

As is generally known, many composers, including serialists, have excessively relied on incidental sounds derived from horizontal streams of series or individual voices, so that logic has tended to predominate over emotion. Provided that such dualism is reasonable. Paik, who has found more worth in emotion than in empty logic, however, has explored the possibilities fo horizontal sound production, in other words, the question of how he could make musical meanings by uniting his subtle senses of vertical sound production (formation of chords, combination of instruments, etc.) with horizontal streams. Sansudo is one of these pieces, in which such a conception is revealed Written in 1983 for a commission from KBS Symphony Orchestra, this piece can be said to be a large-scale ensemble, in which the orchestra is dealt with more as a chamber ensemble. This music is a painting of landscape [sansudo] represented by 'diverse density through the strings' and 'variations of touch of lines through the winds'.

(Jun, Sang-Jick (Composer, Lecturer at the Seoul National University) / Translated by Seo, Jeong-Eun (Lecturer at the Seoul National University)

연주정보

연주일
1991. 9. 5
연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
임헌정
행사명
'91 교향악축제

멀티미디어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