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은 작곡자가 1987-1988년 독일 Freiburg 음악대학 현대음악 연구소에서 연구 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으로, 1991년에 예술의전당에서 초연(지휘 최승환, 아카데미 오케스트라)되었다.
이 곡의 작곡기법은 서양적이지만 이론적 배경은 서양철학중 우리나라의 태극기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주역이론을 응용했다.
이 이론에서 태극은 우주의 원기이며 음과 양 등 두 측면으로 구성된다고 본다.
이 음양은 사상과 입괘로 분화되는데 이것은 일건·이태·삼리·사진·오손·육감·칠간·팔곤 등을 말한다. 특히 팔곤은, 일정한 원칙에 따라 계속 순환되는데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12개의 반음이 합쳐진 것을 완전한 하나로 보았는데 이것이 바로 태(太)이다. 여섯음 씩 두 그룹으로 나뉘어 Bb을 중심음으로 하는 음 화음 1과 D를 중심으로 하는 양 화음 1을 각각 구성한다. 다음으로 음화음1과 양화음1은 각기 상대방의 화음중에서 한 음씩 차용하고 자체 화음중에서 한 두 음씩 버리므로 성격이 약해진 음화음2,3과 양화음2,3으로 모두 6개의 화음을 구성한다. 음화음은 대체로 불협화 적이고 양화음은 협화적이다.
전 곡은 세 악장으로 되었지만 태극의 원리에 따라 하나 된 전체를 추구하였다. 양의 중심음인 D로 시작하는 1악장은 음의 중심음인 Bb으로 끝맺고 Bb이 2악장 전체의 중심이 된다. 3악장의 역시 Bb으로 시작하고 D로 끝난다. 이처럼 전곡은 양-음-양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해설 임지선, 『나인용 회갑기념 작품집-작곡가의 초상』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