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음악

단막 오페라 "공간의 환상"

작곡가
박재열
작품연도
1993년
카테고리
양악 - 음악극

작품해설

작곡자의 말
이 작품은 내가 그 동안 쓴 네 번째의 오페라 이다. 첫째곡은 "초분", 둘째곡은 "심청가", 셋째곡은 "Monodrama 약장수"였고, 이번에 쓴 네번째 곡은 "공간의 환상 Fantasy in Space"이다. "Fantasy in Space"는 내가 20년 전 부터 여러 형태의 곡으로 쓰고있는 시리즈이며, 우리가 사는 공간을 아름다운 음으로 가득 채워 보았으면 하는 작곡가의 꿈을 실현해 보려는 뜻을 시도해 본 것이다.
이 오페라를 구상할 때는 대담한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 했으나, 오히려 이 오페라에서 서정적이며 환상적인 오페라를 한번 더 시도해 보았다.
이 오페라는 오떠한 기법에도 구애받지 않고, 마치 수필을 쓰듯 담담한 마음으로 쓴, 소극장을 위한 실내오페라이다. 이 작품은 원래 연극 대본인 "윤정선희곡집"에 있는 "피리소리"를 저자의 양해를 얻어 오페라에 알맞게 축소, 조정하였다.
다섯번째 오페라에서는 지금까지의 체험을 토대로 나의 기념비 적인 작품을 써 보고 싶은 생각이다. 이 오페라를 쓰는데 도와주신 학교 당국과 사보를 하여준 임현경양, 엄수한군에게 감사를 드리며, 이 작품이 오리나라 창작 오페라의 발전과 오페라의 소극장 운동을 위하여 다소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본: 윤정선
대본가의 말 '연출을 위하여'
현실의 모든 속박과 지상의 삶의 모든 저주가 풀리는 곳, 옛 이야기의 공간은 영원히 모든 낭만적 영혼의 안식처다.
인간의 원천적 문제들에 가장 천진한 방법으로 접근해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유한한 인간과 절대의 무한 세계 사이에 빚어지는 모순적 진실을 다루어 보고자 한 이 작품이 어린날의 미소를 깔고 전개되는 것은 그러므로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영원히 아름다움에 굶주린 예술혼, 피리동이의 치명적인 사랑 앞에 선녀는 물질의 현상계 속에 구상화 되어 자신을 형상화 함으로써 기쁨을 얻으려고 하는 어떤 이상의 욕망(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면)을 화육한다. 모든 꿈은 현실 속에 제 모습을 이루려고 안간힘을 쓰는 무엇이기 때문이다. 현상을 넘어 순수미에로 가까이 가려는 예술혼의 부단한 욕구와 현상 옥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상의 사랑.
그러나 물질적 삶은 어디에나 개입한다. 그 속에 부단히 굴절되는 둘의 관계는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 것인가? 여기에 유한한 존재들의 아픔이 있다. 그리고 '인간적'인 것과 '천상적'인 것의 복잡 미묘한 갈등도 생겨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이러한 근원적인 문제가 전설적 환상의 부드러움으로 감싸이는 동시에 춤과 노래의 마력으로 활력을 얻기 바란다. 소재의 편안함과 더불어 춤극, 그리고 노래극으로서 총체 예술적 효과를 살려내는 공간이 되기를.

(박재열, '환상의 공간'(악보, 수문당, 1993)

감상포인트

주요등장인물: 선녀(소프라노), 피리동이(테너), 삼신할미(메조 소프라노), 노모(알토), 언니선녀(소프라노, 메조 소프라노, 알토), 임금(베이스), 신하(테너), 병졸(테너, 바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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