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요를 다루고 싶었던 것은 퍽 오래전부터의 염원이었다. 이제까지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은 고어(古語)를 가사로 할 때의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한 때문이었다. 이번 국악원의 위촉(제23회 국립국악원 한국음악 창작발표회, 1985.12.13)은 관현악곡이었으나 이 기회에 전부터 생각하던 것을 실행에 옮기기로 작정하였다.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도 미해결의 상태지만 언제까지 미루어둘 수도 없어서 일단 시도해 보기로 한 것이다.
가사는 합창으로 다루어지고 관현악은 합창의 반주로서가 아니고 합창과는 별도의 2원적인 뜻을 지닌다. 특별한 리듬은 설정하지 아니했고 가사의 운율에서 오는 자연스런 리듬을 따랐다. 관현악은 국악기에 의해 음색선율을 시도해보았다.
(제23회 한국음악 창작발표회 프로그램 | 1985년12월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