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한국 전통 시나위를 현대적으로 경험해보세요
Experience Korea's traditional sinawi reinterpreted with modern twists.
즉흥성이 강한 시나위 음악을 정형화된 악보로 표현했지만, 또 다른 즉흥성을 기대할 수 있게 합니다. <김성진>
작품의 구성력이 뛰어나고 3음으로 한국척 혼(spirit)을 표출하여 작품의 예술성이 부각됩니다.
전통적 어법의 구음에 현대화성을 접목하여 창의척인 면이 뛰어납니다. <이귀숙>
구음 시나위의 변형 <송현민(음악평론가)>
국악외 재발견 김상욱은 국악작곡을 공부했고, 미국 메네스 음대에서 작곡으로 석사힉위를 받은 후 현재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서양음악을 배우고 익히는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그동안 익혀온 국악은 되레 낯선 언어가 되었다. 보통 우리가 외국어를 공부할 때 어떠한가. 문장 하나하나 분석을 하고 조합을 하며 그 언어를 익혀간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잠시 동안 국악이 낯설게 된 김상욱에게 유학의 시간은 그간 자연스레 여겨온 국악을 외국어처럼 분석하고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작곡가로서의 입지전을 치루다 보면 자신만의 특징올 발현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저만의 정체성을 찾으며 그동안 간과해온 한국음악의 특징을 다시 살펴보곤 하지요." 그 매력을 찾기 위해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깊숙이 국악 속으로 탐침을 찔러 넣을 때도 많다. 그가 덧불인다. "한국에 있을 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지금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국악이 잠시 동안의 외국어가 되면서 말이죠. 참으로 아이러니하죠."
원형과 변형
변형은 원형을 전제로한다. 원형을 알고 있는 자만이 생산적인 변형이 가능하다. 〈구음 시나위의 변형〉은 구음 시나위의 원형 탐구를 오랫동안 이어온 결과물이다. 만약 작곡가가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그의 고백대로 이 음악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근처에는 '당연하게'도, 혹은 '자연스럽게'도 구음 시나위가 널려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객관적 거리두기를 통해 분석 하고 분해한 소리의 부품들올 변형하여 재조합한 그의 작품은 어떠할까.
시나위의 원형
재밌게도 곡의 도입부는 정악풍의 느낌으로 음향의 토대를 뒤흔든다. 〈수제천〉이나 〈전폐희문〉의 한 대목이 생각나기도 할 것이다. 작곡가는 이 때에 두 개의 분위기를 요청한다. 하나는 '무겁고 진중하게’이고, 다른 하나는 '강렬하게'이다.
이윽고 구음이 저음으로 시작되고 징이 찍는 은은한 점을 따라 흐느낌의 선을 그린다. 그 구음은 '아' '에' '으' '허' '아' 등 모음의 지속선이다. 그러면서 여러 악기와 만난다. 구음 시나위의 '원형'이 강하게 느껴진다.
시나위는 현대음악의 미래?
김상욱은 이 곡을 통해 "화성이나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하기보다 해외 현대음악계에서 유행하는, 즉 소리 자체를 음향화하는 면모"들을 드러낸다. 그런데 특별한 작곡적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구음 시나위에는 현대음악적 기법을 '이미'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톰점이요? 시나위와 현대음악은 음정과 화성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서양음악이 그토록 벗어 버리고자 노력했던 평균율이라는 옷을 시나위는 아예 입고 있지 않았으니까요. 현대음악은 소리 하나하나에 자유로움을 부여하고자 했고, 시나위는 이러한 면모를 이미 갖추었습니다."
한국의 전통음악에는 서양음악이 오랫동안 찾아온 가능성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 가능성올 부각시키는 이 앞으로 그가 주력할 일이다. 그렇다고 김상욱은 구음 시나위의 원형에만 기대지 않는다. 오늘날 구음이나 판소리와 함께 하는 관현악 직품들이 많이 발표되곤 한다. 대부분 소리의 길로부터 악기들이 자유롭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상욱은 이 작품의 악기들이 걸어갈 길에 현대음악의 이정표를 많이 꽂아두어 원형에 적지 않은 ‘변형'을 가했다. 구음이 은은하게 울 때, 악기는 글리산도로 날카로운 금속성의 소리를 뿜어내거나, 소리와 기악의 묘한 불협화속에서 일탈적 기운을 뿜어내기도 한다.
김소희의 구음
〈구음 시나위의 변형〉을 작곡하게 된 계기는 유학 도중 김소희(1917-1995) 명창의 구음이 담긴 음원을 접하고 나서였다.
“예전에 판소리의 이미지는 탁성으로 대변되는 걸쭉한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김소희의 소리에는 어떤 ‘맑은 기운’이 담겨 있더라고요. 저음으로 내려가도 거칠어지거나 어두워지지 않는 것도 매력이었지요."
협연자를 여성 소리꾼으로 한 것도, 여성 특유의 상성보다 저음을 상대적으로 많이 쓴 것도 김소희의 소리로부터의 영향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