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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가 표현하는 차가운 에너지의 흐름을 느껴보세요!
Discover the flow of cold energy emanating from the orchestra performing on the stage!
색채적 오케스트라의 표현이 좋으며, 전체적인 흐름이 유연합니다.(윤현진)
<단순함에서 찾은 진리(글 : 음악평론가 송현민)>
천재의 비결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통신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인간은 행복해질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세상은 더더욱 좁아지고, 도시의 밀도는 끝도 없이 높아지며, 할 일은 계속해서 쌓이기만 한다. 이에 따라 기계들은 이런 저런 기능을 덧붙인 정체 모를 ‘다기능’이 선호되었고, 사람들은 한 분야에 전문적이기보다는 멀티플레이어가 되기를 요구 받았다. 어쩌면 과학기술의 발전은 애초부터 인간의 행복이 아니라, 사람을 더 부리는 것이 목적 이었는지도 모른다.
사회의 스트레스가 폭발 직전에 이르자, 어느 샌가 흥미로운 슬로건이 유행처럼 번졌다. “Simple is the Best!” 이 짧은 문장은 스티브 잡스와 손잡고 애플 컴퓨터 디자인에 참여했던 IDEO의 디자 인 철학으로, 잡스 자신도 단순함을 예찬하는 언급들을 남겼다. 그런데 아인슈타인도 이들보다 앞선 단순함의 신봉자였다. “모든 것은 가능한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지적인 바보라도 더 크고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그 반대로 가려면 약간의 천재성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잡스 가 천재라고 불리는 것은 천재 선배인 아인슈타인의 이러한 지침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 아닐 까? 그러한 그가 내놓은 제품들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는 여기서 설명할 필요가 없다.
강렬한 에너지의 원천
작곡가 김은성이 대학 시절에 사로잡혔던 고민은 이와 통하는 바가 있다. “조금 쉽게 쓸 수는 없을까? 작은 것으로 큰 에너지를 낼 수는 없을까?” 쉽고 작은 것에서 큰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욕구는 지난 세기의 중반부터 예술계를 움직이던 중요한 화두였다. 하지만 오늘은 사는 예술가에 게는 새로운 세대에 걸맞은 신선한 것이 필요했고, 그는 미지의 길을 찾고자 했다.
그 때 그는 ‘낙서 화가’ 사이 트웜블리(Cy Twombly Jr.: 1928-2011)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 의 작품이 그의 가슴에 강렬하게 꽂혔다. ‘Cold Stream’이었다. 이 그림은 언뜻 보면 짙은 칠판에 분필로 낙서를 한 듯, 파란 빛깔이 감도는 짙고 어두운 배경에 손이 가는 대로 그린 듯 흰 색의 나선이 촘촘하게 여러 줄 그려져 있을 뿐이다. 대단히 단순하고 임의적인 그림이지만, 자연스럽 고 힘차게 그려져 있어 강렬한 운동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이 트웜블리가 눈에 들어왔던 것 같아요. 그의 그림은 별 것 아닌 낙서로 볼 수도 있는데 그 안에서 너무 큰 에너 지가 저에게 느껴졌어요. 제가 당시에 가지고 있던 음악적인 생각과 사이 트웜블리가 맞아 떨어 졌다고 할 수 있죠.” 그는 고민에 대한 해법으로 “음악적인 인상이 대비되는 두 가지 음악적 요소” 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Cold Stream’에서 받은 ‘에너지의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인상과 유사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주로 기존의 음악이나 머리에서 떠오르는 소리, 글 등에서 주로 영감을 얻는 것을 생각하면, 트웜블리의 그림이 그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주었는지 가늠이 된다. 이후 ‘에너지의 작용과 반작용’은 그의 음악이 운동하는 원리가 되었다. 하나의 소리가 등장 하면, 그 다음으로 이에 대조되는 소리가 등장하고, 이어서 이들의 대화로 나아간다. 이러한 두 요소의 대화는 앙상블의 규모와 관계없이 소리의 성격을 명확히 하며 구조를 단순하게 만든다. 상호 발전되고 뒤엉키며 복잡하게 전개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축적된 에너지가 분출되는 과정이 다. 에너지가 해소가 된 후에는 또 다른 소리가 등장하고, 새로운 대화로 전이되면서 에너지는 또다시 축적된다.
생명의 원리
그의 관현악곡
이 작품은 2017년 11월 16일 독일 바이마르의 바이마르할레(Weimarhalle)에서 니콜라스 파 스케(Nicolás Pasquet)가 지휘하는 바이마르 프란츠 리스트 음대 관현악단에 의해 세계 초연 되었으며, 오늘 아시아 초연이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