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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tra is dedicated to Soo-jung Ann, who became the first ever female first prize winner at the International Telekom Beethoven Competition Bonn 2013. In the semifinal round of the competition, she was to perform a piece by a living composer and premiered my work Fantasias, proceeding to the next round as the grand prize winner. She also per- formed my work, 16 Variations on Arirang for the recital given by the grand prize winner and held at places such as the Bonn Beethoven Haus.
음체(音體, Klangkörper)를 반복하여 노래함으로써, 명상호흡과 평안, 행복감을 느끼게 열망하는 옹헤야에 집중해보세요!
Listen closely for the “Ongheya“ rhythm that incorporates repeated Klangkörper, which inspires calm meditation, peace and a sense of happiness!
그러나 화려한 효과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진규영)
‘피아노’라는 악기의 표현가능성을 탐구하며 관현악과 적절한 호흡을 맞추어
진행시킴으로서 협주곡으로써의 효과가 좋습니다. (백영은)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꿈꾸며(글 : 음악평론가 송주호)>
고향에 대한 동경
미국에서 근 40년을 살아오신 친척 노부부께서 올해 영구 귀국을 준비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는 한국보다 미국이 더욱 익숙하실 텐데, 80을 바라보는 연세에 이렇게 큰 결심을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고향에 대한 그리움, 피붙이에 대한 이끌림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본능적 회귀의지를 보면, 오랜 세월 떠나있음에도 잊히지 않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바로 수많은 철학자 들이 찾아왔던 ‘이상향’일지도 모르겠다. 뉴욕음악원장이었던 드보르작이 1500km나 떨어진 체코인 마을 스필빌(Spillville)에서 여름 방학을 지내고, 레게 뮤지션인 밥 말리가 아프리카계 아메리카인들의 아프리카 회귀운동과 관련된 라스타파리아니즘(Rastafarianism)에 심취하는 등, 이상향으로서의 고향에 대한 동경은 누구나 갖고 있는 인류 공통의 마음이다.
비단 음악에도 고향에 대한 동경이 아로새겨져 있다. 쇼팽이 그 전에는 존재감이 없었던 폴란드 의 민속무곡 ‘마주르카’를 세상에 알리고, 블로흐의 음악에는 유태인의 피가 구석구석 흐르며, 버르토크가 약 9300개의 헝가리와 주변 국가의 농민음악을 채보하고 자신의 음악의 기반으로 삼는 등, 그 예는 셀 수가 없다.
작곡가 박준상의 작품도 이들의 정신과 맞닿아있다. 작년 아창제에서 발표했던 플루트 협주곡 <전원 협주곡>(2017)의 해설에서 “사람이 시골에서 살다보면 계절 따라 들리는 자연의 소리, 듣 고 싶지 않아도 안 들을 수 가 없었다. 새들이나 곤충들도 내 소리도 자네 작곡에 넣어달라고 부 탁하는 것 같아 거절할 수가 없었다.”는 문구는 고향에 대한 음악적 동경을 보여준다. 이 특징은, 버르토크가 그러했듯이,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기반 원리이다. <교향곡 ‘한국, 한국인’>(2003)에 서는 “수천 년 이래로 전승되어 내려오는 한국의 토속농악장단을 이용”했으며, <독도 교향곡>(2009)에서도 토속농악장단을 사용하면서 “울릉도와 독도지역에 널리 퍼져있는 전래동요 ‘달팽이’를 주제의 소재로 사용하였고, 독도에 서식하는 갈매기 소리를 작곡 소재로 활용”했다. 앞서 언급한 <전원 협주곡>에서도 “마을 끝자락에서 전원생활을 하며 들리는 자연의 소리, 즉 계절 따라 들을 수 있는 각종 새소리, 곤충소리, 가축 소리 등을 채보해두었던 것과 어린 시절부터 농촌에서 듣고 자란 농부들의 농악을 소재”로 했다.
우리의 만트라
그런데 오늘 듣게 될 피아노 협주곡 <만트라>(2018)는 제목에서부터 사뭇 다른 인상을 준다. ‘만트라’란 힌두교와 불교에서 영적인 평안과 정신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 반복하여 암송하는 주문 을 말한다. 입으로 부처의 이름을 외우고 귀로 부처의 가르침을 들으면 성불할 수 있다는 원효대 사의 가르침에 따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입으로 반복하여 말하는 것 역시 만트라이다.
이국적이고 신비주의적인 분위기로 외도를 한 것일까? 물론 일생동안 뚝심 있는 메시지를 들려준 박준상 작곡가는 이 곡에서도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가 ‘만트라’라는 제목을 사용한 것은 주문을 반복한다는 특징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에게 농부들의 노동요인 ‘옹헤야’는 반복 하는 주문, 곧 만트라였다. 그래서 ‘옹헤야’의 반복으로 육체적 수고와 수확의 기쁨이라는 물질적 감정이 정신적 성취감으로 전환되는, 만트라의 궁극적인 목적을 이룬다.
일반적으로 만트라가 명상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 곡은 만트라의 이미지와는 배치될 수 있으며, 또한 역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작곡자는 오히려 이 곡을 통해 “단모리 장단"이 얼마나 신명나고 흥겨운 것인지”에 청중과 나누길 원한다. 그래서 이 곡은 “수확의 기쁨이 극치에 달하도록”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한국의 불교는 혼자만의 수양보다는 이타적인 세계 관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득도하는 대승불교가 자리를 잡았듯이, 기쁨을 함께 나누며 즐겁게 표현하는 것이 우리의 정서이며, 이것이 만트라를 통해 이루어질 우리들의 모습인 것이다.
인류의 희망이 성취되는 주문
오늘 마지막 곡으로 듣게 될 박준상의 <만트라>는 ‘주문’의 음악적 실체인 ‘음체’( 音 體 )를 기본 주제로 한다. 이 음체는 만트라의 속성에 따라 반복되면서, 음악적인 변형(metamor- phosis)이 일어난다. 그런데 음체는 하나 뿐만이 아니다. “어떤 음체에서 만족하였다고 생각 되면, 다음 음체로” 옮겨가는 방법으로 장면을 전환한다. 즉, 음체는 반복과 변형을 통해 ‘창조-반복-변형-만족’의 성장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 전체가 또다시 반복되는 것이다. 작곡자는 이것을 “삼라만상은 끝없이 변화한다.”는 자연의 이치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바로 여기에 이 곡의 진정한 주제 있다. 바로 “스스로 목적하는바에 도달했다고 생각할 때까 지 끊임없이 진행하고자하는 인간의 희망을 표현한 것”이다. ‘옹헤야’는 바로 그 성취의 끝에 있다. 농부들이 다함께 보리타작을 하며 옹헤야를 부를 때 모두가 정신적 통일과 합일을 이루어 수확의 기쁨을 극치로 끌어올리듯, ‘옹헤야’는 모든 인류가 함께 노력하여 정신적 유대를 이룸으로서 희망을 이루게 하는 주문, 즉 성취의 만트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