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반월성>의 주인공은 옥선(玉仙)으로, 그녀는 남동생 갑돌과 함께 병든 아버지를 10년째 돌보고 있는 효녀이다. 그녀는 가난을 이겨내며 힘겹게 살림을 꾸려가고 있었는데, 마침 정혼자 용덕마저 공부를 다짐하며 산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세상에 홀로 남게 된다. 비록 동생 갑돌이 있었고, 그의 부친이 있었지만, 그녀는 외로운 신세를 면하기 힘들었다.
그녀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그 마을 가장 부자인 욕심쟁이 영감에게 빚을 내고, 그 빚으로 약을 사서 죽어가는 아버지를 살려낸다. 그 과정에서 이웃집 할머니의 소개를 받게 되는데, 그로 인해 그녀는 고초를 겪게 된다. 마침 자리에서 일어난 아버지도 돈을 벌어 빚을 갚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세상으로 나간다. 이로 인해 다시 옥선은 홀로 남게 된다.
아버지가 돈을 벌러 세상으로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욕심쟁이 영감에게 돈을 갚기로 한 날까지는 돌아오지 못했다. 욕심쟁이 영감은 빚을 갚지 못하면 옥선의 몸으로 그 보답을 받겠다고 나서고, 이로 인해 옥선이는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해야 할 위기에 처한다. 때마침 나타난 용덕으로 인해 그녀는 위기를 면하지만, 곧 용덕과 갑돌마저 그녀의 곁을 떠나고 만다.
그녀의 몸을 탐하는 이는 욕심쟁이 영감만이 아니었다. 고을의 원님도 반강제적으로 옥선을 관가로 데려 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옥선은 나졸들에게 끌려갈 위험에 처했고, 미모의 여성이 겪는 고초에서 피해갈 수 없었다. 그녀는 1막의 끝에서 관아로 끌려가고 만다.
1막(1장과 2장)이 옥선의 집에서 찾아오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극중 서사가 전개되었다면, 2막은 지방청(地方廳)으로 옥선이 끌려가 고초를 겪는 국문장으로 설정된다. 고을의 사또는 지방관이라는 직책을 잊고 옥선을 기적에 올려 자신의 수청을 들 기녀로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옥선은 자신이 어엿한 유부녀라고 반박하고 이러한 지방관의 요구를 묵살한다. 결국 <춘향전>의 변학도와 춘향처럼 고문과 협박이 난무하는 형문이 시작된다.
이러한 형문을 중단하고 옥선의 목숨을 살린 이는 왕자였다. 왕자는 국가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지방관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그 힘을 모으려고 왔다가, 옥선을 괴롭히는 지방관의 횡포를 발견하고 그를 저지한 셈이다. 그리고 왕자는 옥선에게 국가가 처한 위기에 대해 알려준다. 이 작품에서 국난으로 설정된 위기는 국내에서 발흥한 도적 무리와 국외에서 침략한 당나라 군대이다. 옥선은 자신도 국난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는 결심을 하고, 왕자의 충고대도 궁녀가 되어 궁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한다.
3막은 아버지를 찾아 나선 갑돌이, 도적이 된 아버지를 만나 대화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버지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도적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갑돌은 국가가 중대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도적이 되어 국내 사정을 더욱 어지럽히는 소행에 대해 비난을 쏟아낸다.
이에 자신의 책임을 통감한 아버지는 갑돌의 충고대로 도적 무리를 재편하여 국가를 위해 싸우는 군대로 조련한다. 그리고 갑돌을 부장으로 삼아 신라-당 연합군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이러한 변화는 도적의 무리를 의용군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4막에서 이러한 의용군을 황산벌 전투에서 공을 세우고 높은 벼슬을 제수 받는 기쁨을 누린다. 특히 공부를 하던 용덕과, 이미 소년 장군의 반열에 오른 갑돌 그리고 갑돌의 아버지는 큰 공훈을 쌓는다. 하지만 백제는 결국 외세의 침략에 무너지고, 마지막까지 외적을 막던 용덕을 비롯한 장수들은 전사한다. 자신의 눈앞에서 용덕이 죽는 장면을 목격한 옥선은, 자신의 생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여, 적장을 죽이는 용단을 펼치고, 자신 역시 자결하고 만다. [기술 : 김남석(연극평론가,부경대 교수)]
작품해설
백제의 멸망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이러한 전쟁에 대항했던 민초들과 그들의 삶을 대입한 작품이다. [해제 : 김남석(연극평론가,부경대 교수)]